與 의원 비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

2011. 12. 6. 22:07news/사회

與 의원 비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


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행사의전 비서(전문계약직 라급)인 김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6일 소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구식 의원의 비서인 공모씨의 범행 당시 정황 및 동기, 배후 등을 규명하기 위해 범행 시간대인 10월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강남의 B룸살롱에서 공씨와 술자리를 함께한 5명을 모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면서 "현재까지는 이 자리가 범행과 연관돼 있다는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술자리는 박 의장의 비서인 김씨가 주선해 공성진 전 의원의 비서였던 박모씨, 검찰 수사관 출신 사업가 김모씨, 피부과 병원장 이모씨, 변호사 김모씨 등이 참석했고, 공씨는 뒤늦게 합석했지만 나머지 사람들과는 초면이었다.

박 의장 비서인 김씨는 최구식 의원실 전직 비서로 국회의장실로 옮겨가면서 공씨를 최 의원실에 취업하도록 알선해준 사람이다. 당일 술자리도 김씨가 공씨를 불렀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행 동기나 윗선의 개입 여부 등은 공씨의 진술이 나와야 하는데 공씨가 아직 혐의를 부인 중"이라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만큼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씨와 공격을 단행한 강씨 일당 등 피의자 4명에 대한 계좌, 통화기록, 이메일 등 압수물에 대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특이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인들은 술자리에서 노원구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장이 남양주에 병원을 추가로 내는 과정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의 대화가 오갔을 뿐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참석자 중 3명이 정치와 관련돼 있는데 선거 전날 정치에 관한 대화가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진술의 짜맞추기를 의심하고 있다.

새벽 5시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김씨 등은 중간에 자리를 떴으며 공씨와 사업가 김씨가 끝까지 함께했고 술값은 사업가 김씨가 냈다. 참석자들은 공씨가 통화를 위해 룸 안팎을 여러 차례 들락날락했다는 공통된 진술을 내놨다.

경찰은 공씨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외에 심문에 능한 특수수사과 1개팀을 추가로 투입했다. 

 
공씨는 25일 밤 11시께 이들과 술을 마시던 중에 필리핀에 있는 IT업체 사장 강모(25)씨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와 박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해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씨와 강씨의 인간적인 관계로 미뤄볼 때 강씨가 공씨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디도스 공격을 수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범행이 진행되던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시간대에 공씨가 강씨외에 누구와 통화했는지, 특히 선관위 홈페이지 시험공격에 성공한 26일 새벽 1시와 본격적인 공격으로 홈피가 다운된 6시15분께 전화한 대상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박 의장 비서인 김씨는 이날 경찰에 출두하기에 앞서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공씨는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 모두 초면이어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고 디도스의 '디'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다만 피의자에 대한 체포가 가장 먼저 진행돼 계좌추적 등 증거가 나오는데 길게는 몇 달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