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을지훈련 중 민가서 귀순…군 경계망 구멍 뚫렸나

2013. 8. 24. 06:50news/서로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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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새벽, 북한 주민1명 인천 교동도 동쪽 해안으로 귀순
- 민가에서 먼저 발견해 허술한 군 경계태세 지적나와
- 軍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고 부유물 많아 식별 어려워"

북한 주민이 귀순한 교동도. 교동도 위쪽으로는 모두 북한 땅이며, 불과 3~4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쳐)
[이데일리 최선 기자] 북한 주민 1명이 23일 새벽 인천 교동도 해안으로 귀순했다. 경계태세가 최고 수위를 유지하는 을지프리넘가디언 훈련중임에도 군은 귀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근 주민을 통해 신고가 접수됐다. 군 경계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이날 새벽 3시 40분께 북한 주민인 40대 남성이 강화도 교동도 동쪽 해안가에 도착해 민가에 귀순 사실을 알려와, 주민이 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이 도착한 장소에는 우리 군의 병력이 배치돼 있지 않아 철책이나 경계초소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 주민은 교동도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불빛을 따라 민가로 이동, 문을 두드려 잠이 든 집주인을 깨워 “북에서 왔다”고 귀순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에 의해 일어난 집주인은 인근 해병대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해병대 5분 대기조가 북한 주민의 신병을 확보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경계태세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한·미가 합동으로 진행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19~30일) 연습 기간 중임에도 북한과 인접한 해안가의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때문이다. 교동도는 북한과 불과 3~4km 떨어진 접경지역이다.

합참 관계자는 “교동도 북쪽으로 20~30km에만 철책이 있으며 대부분 병력은 북쪽에 주둔해 있기 때문에 동쪽 해안에 도착한 북한 주민을 발견하기는 힘들다”며 또한 “오늘 새벽의 기상 조건이 악화된 상태였고 바다에 부유물이 많이 떠있어 병사들이 식별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병력과 감시 장비를 보강했지만 북한 주민의 동향을 포착하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즉각 발견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군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군 당국은 지난해 9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북한 주민의 귀순을 발견하지 못해 지적을 받았다. 당시 북한 남성 1명은 통나무를 이용해 헤엄쳐 교동도에 도착한 뒤 엿새간 머무르다가 우리 주민의 신고로 발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