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속도 경쟁] 답답한 무선인터넷은 그만… LTE보다 더 빠른 놈이 온다

2011. 12. 3. 07:30news/IT

[이동통신 속도 경쟁] 답답한 무선인터넷은 그만… LTE보다 더 빠른 놈이 온다

 서울에 사는 주부 신현수(35)씨는 최근 스마트폰의 무선인터넷 속도가 부쩍 빨라져서 신기하게 느끼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4G LTE)은 요금이 비싸 기존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데, 이전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체감속도가 2~3배 빨라진 것이다. 이는 신씨가 가입한 KT가 지난 6월부터 3G 통신망을 확장하고 무선인터넷 속도를 높이는 신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 이동통신사 직원들이 4세대 이동통신(4G LTE)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무선인터넷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동통신 업계에 속도 경쟁이 불붙었다. 가입자 70만명을 넘어선 LTE 통신망은 물론이고 대다수 고객이 쓰고 있는 3G 통신망도 중계장치·주파수효율화 등 신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2~3년 후에는 LTE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LTE어드밴스트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무선인터넷 속도 2~3배 빨라진다

이동통신은 제한된 주파수 대역을 여러 사람이 나눠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서울 잠실야구장이나 강남역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동시에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면 속도가 확 떨어진다. 3G의 경우 이론상 1초에 최대 14.4메가비트(14.4Mbps)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초저녁에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속도가 10분의 1 선으로 떨어질 때도 많다. 러시아워 때 차량이 몰려들어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3G 통신망에 데이터 분산처리(일명 W-SCAN) 기술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중계장치(기지국) 1곳에 통신신호를 전달하는 안테나 설비를 3개까지 설치할 수 있는데, 이 기술을 사용하면 안테나 설비를 동시에 9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 안테나 설비가 많아지면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무선인터넷 속도가 빨라진다. SK텔레콤 권혁상 네트워크부문장은 "신기술을 도입하면 동일한 3G 통신망에서도 무선인터넷 사용 속도가 2배가량 빨라진다"며 "무선인터넷에 관한 고객 불만(10월 기준)이 전월 대비 5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6~9월 서울 강남·명동·종로 등 도심지역에서 중계장치와 안테나 설비를 분리 운영하는 방식(일명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으로 통신 속도를 2배 높였다고 설명했다. 번화가에는 중계장치를 설치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소형 안테나만 설치하고 중계시설은 주변 전화국에 집중 배치해 광통신망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KT는 연말까지 서울 전역과 수원·성남·부천 등 수도권 21개 시로 신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전국적으로 주파수 사용방식을 개선해 무선인터넷 속도를 3배 높였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휴대전화에서 하나의 주파수 채널만 사용했지만, 새 기술(일명 '리비전B')은 주파수 채널을 2~3개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1차로인 도로가 3차로로 확대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통신사들이 3G 통신망 개선에 몰두하는 것은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현명 KT 사장은 "2009년 1월과 비교하면 현재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100배 늘었다"며 "3G 통신망의 데이터 폭증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면 LTE 서비스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날로그에서 LTE까지…이동통신망 세대 구분

과거 휴대전화는 음성통화만 잘 터지면 됐지만 요즘은 무선인터넷 속도가 더 중요해졌다. 음성통화보다 인터넷 검색이나 동영상 감상 등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국제 통신표준을 정하는 기관인 ITU(국제전기통신연합)도 무선인터넷 속도를 기준으로 이동통신의 세대를 구분한다. 198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1세대(1G) 이동통신은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이 서비스는 음성통화 위주로 동시에 많은 사용자가 몰리면 통화가 자주 끊기거나 잡음이 많이 발생했다.

이런 단점을 개선한 것이 1996년에 등장한 2세대(2G)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다. 음성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바꿔서 전송하기 때문에 음질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식 통신기술(CDMA)과 유럽식 통신기술(GSM)로 나뉜다. 전자통신연구원과 미국 퀄컴이 CDMA 기술을 공동 개발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3세대(3G) 서비스는 2002년 12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제일 많이 쓰이고 있다. 무선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고 동영상이나 사진을 주고받을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

4세대(4G) 서비스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ITU는 2008년 무선인터넷 속도가 1Gbps, 즉 1초에 1기가비트(1024메가비트) 이상이어야 4G 서비스라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LTE나 와이브로(휴대인터넷) 통신기술은 3G보다 훨씬 빠르지만 4G보다는 약간 느리다는 뜻에서 '3.9세대(3.9G)'라고 불렀다. 하지만 ITU는 작년 12월 규정을 바꿔 LTE와 와이브로도 4G에 해당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통신업계도 이 분류를 따르고 있다.

통신업계는 LTE보다 속도가 빠른 'LTE 어드밴스트'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LTE어드밴스트 서비스는 기존 통신장비를 업그레이드해 2~3년 뒤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LTE(Long Term Evolution)

현재 제일 널리 쓰이는 3세대 이동통신보다 무선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4세대 이동통신 기술. 3세대 기술에서 장기간에 걸쳐 진화했다는 뜻이다. 고화질 영화 감상, 원격 진료 등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LTE보다 빠른 LTE어드밴스트 기술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