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곧 세계 평화” 방북 한상렬 목사, 3년 만기 출소
20일 자정 대전교도소 출소, 각계 인사 200여명 환영
김백겸 기자 kbg@vop.co.kr |
입력 2013-08-20 05:50:17l수정 2013-08-20 09:5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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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만기 출소해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를 부인인 이강실 목사와 함께 나서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난 2010년 6월 12일 정부의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했다가 구속됐던 한상렬 목사가 출소했다.
20일 0시께 대전 유성구 대전교도소에서 이날 3년 만기 출소를 한 한상렬 목사는 “3년간 옥중 수행으로 절망은 사라지고 혁명의 낙관으로 오직 희망하게 됐다”고 그동안의 옥중생활을 표현했다.
한 목사가 출소하기 전부터 대전교도소 앞은 그를 환영하기 위해 모인 20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환영회에는 한국진보연대와 각 지역 진보연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통합진보당, 민가협,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민권연대, 대전 민중의 힘 등에서 모여 한 목사의 출소를 기다렸다.
이들 중에서는 한 목사가 담임했던 전주고백교회의 성도들의 모습도 보였다. 초등학생인 어린 성도들은 ‘친남친북 연남연북으로 평화통일 이룩하자’, ‘반통일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우리 목사님이 나오신다”며 웃으며 한 목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목사가 출소하는 자정이 가까워져 오자 꽃다발과 꽃바구니, 꽃목걸이 등을 든 사람들은 교도소 문 앞에서 한 목사의 모습이 나타나길기다렸고, 나머지 참가자들도 교도소 문 주위로 반원을 만들어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0시가 되자 이들은 ‘우리의 소원’을 입을 모아 불렀고, 이윽고 0시 5분 교도소 철문이 열리고 한 목사의 모습이 보이자 환호성을 지르고 한 목사의 이름을 연호했다.
교도소를 나선 한 목사를 처음 맞이한 것은 그의 부인이자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인 이강실 목사였다. 한 목사는 한반도기를 들고 자신을 마중한 이 목사를 꼭 끌어안은 뒤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큰절로 화답했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다른 손으로 가슴을 ‘쿵쿵’ 쳤다.
사람들이 건네준 환영 꽃다발을 품 안에 가득 받은 한 목사는 환영회에서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큰절을 했다. 그는 환영회에 앞서 진행된 민중의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를 부르는 중에는 하늘을 바라보며 팔을 뻗기도 했다.
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해 사람들과 포옹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년간 옥중생활로 잃은 것은 분열이고 얻은 것은 웃음”
한 목사는 환영회에서 “과연 옥중수도원은 자신의 심신 혁명의 용광로”이라며 3년간의 옥중생활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10년 5월 광주 5.18 망월동 성지에서 11일간 단식기도를 시작으로 70일간의 북녘순례, 3년간 옥중생활로 잃은 것은 분열이고 얻은 것은 웃음”이라며 “질투, 교만을 잊어버리고 다만 존중하고 경청할 따름”이라고 감옥에서 깨달은 것들을 전했다.
또 그는 “님들과 함께 이토록 살아 숨쉬며 사랑자유정의평화, 통일자주민주평등 세상을 노래할 수 있고, 한몸평화 통일평화를 춤추며 행진할 수 있음이 영광이요, 기적이요, 신비요, 행복”이라며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겨레의 하나 되기야말로 세계평화의 열쇠”라며 “온전히 소통하며, 분단을 정직하게 아파하며, 생활에서 통일의 삶을 살며, 밝고 아름다운 통일 공동체를 꿈꾸며, 새역사를 반드시 신속·정확·명백하게 이루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가운데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통일 인사를 감옥에 가두는 역사를 이제는 씻어내야...”
한 목사의 소감에 이어 각계 인사들이 환영의 말을 전했다. 한 목사는 환영사를 하러 나오는 이들을 한 명씩 포옹하고 악수를 했다.
한국진보연대 오종열 상임고문은 “가짜 장로 이명박이 가장 아름다운 목사를 3년이나 감옥에서 썩게 했다”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분단의 나라에서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겠다고 하는 인사들을 감옥에 넣고, 때리고, 쏘아 죽이는 역사를 이제는 씻어내자고 한 목사 같은 사람들이 고생했다”고 환영사를 했다.
통합진보당의 김재연 의원은 “한 목사님이 3년간 통일의 기운이 쓰러져가고 종북 메카시즘으로 통합진보당이 고초를 겪는 것을 보면서 걱정하고 기도하며 마음을 보탰던 사실이 전해졌다”며 “한 목사님의 ‘한몸평화’ 글귀를 새기며 투쟁해서 전쟁위기를 민족의 힘으로 이겨내고 통합진보당을 자주 평화의 당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한 목사의 담임 교회인 전주 고백교회의 심훈(43) 자주통일위원장은 “한 목사가 분단에 대해 아파하는 마음, 북을 갈 수밖에 없는 심정을 교인들도 알고 교회와 공동체를 지키고 있으면서 한 목사가 나오길 기다렸다”며 “이제는 목사와 같이할 수 있어서 우리들은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강을 빨리 추슬렀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 목사의 부인인 이강실 목사는 “한 목사가 나오길 너무나 기다렸고, 한 목사의 출소로 ‘한몸평화’를 널리 전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재회의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수감 기간 동안 관심 가져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 “한 목사의 건강은 좋은 듯하고 마음도 편한 것 같다”며 “수감 생활 동안 수도를 통해 더 많은 평화와 큰 힘을 얻은 것 같다”고 한 목사의 상태를 전했다.
한 목사는 이날 환영회를 마치고 대전 고백교회로 가서 성도들과 간담회와 휴식시간을 가지고 오전 8시 마석 모란공원 방문한 뒤, 대전현충원과 광주 5·18묘역을 참배하는 등 하루 순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한 목사의 출소문 전문.
출소문
야하!
지금!
여기!
함께 하고 계시는
한분 한분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모래알 하나, 물 한방울, 나무이파리 하나의
이 작은 통일 몸짓을 기억하시며
관심, 격려, 기도로 함께 해 오신
해외, 북녘, 남녘 동포 모든 님들께도
감사와 평화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과연 옥중수도원은
스스로 새롭게 믿게 하는 혁명의 용광로였습니다.
새 아기 탄생의 자지요 거시기이었습니다.
2010년 5월, 5.18묘역 성지에서
11일간 단식철야기도 중 체험을 기점으로
70일간 북녘순례행진과 3년 옥중생활을 통하여
3대 확신이 은총으로 임했습니다.
삼위일체!
진보진화!
만세의 꿈!
입니다.
3대 확증이 일어나니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절망이 사라지고 오직 희망하고 희망 할 뿐입니다.
질투와 교만을 잊어버리니 다만 존중하며 경철 할 따름입니다.
울었습니다.
피 토하는 자연과 역사 현장시국의 그 아픔에
한분 한분 애절한 인생사연의 아픔에
저 자신도 하늘에 죄송스러워 울고 또 울었습니다.
정직하게 울다보니
혁명의 낙관으로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웃음이야말로 본디 생명의 바탕이요,
원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잃은 건 분열이요 얻은 건 웃음입니다.
다 님들 덕분입니다.
님들과 함께 이토록 살아 숨쉬며
사랑 자유 정의 평화 통일 자주 민주 평등
노나메기 세상을 노래하며
한몸평화 통일평화! 춤추며 행진 할 수 있음이
영광이요 기적이요 신비요 행복입니다.
과연 우리 겨레 하나됨이야말로
세계 인류 평화의 열쇠입니다.
2013 체제는 이미 진행 중 입니다.
통! 통할 통! 우리 기꺼이 열렬히 온전히 소통하며
통! 아플 통! 우리 분단 분열을 정직하게 아파하고 치유하며
통! 근본 통! 우리 근본 통일을 꿈꾸며 생활현장에서 통일 삶을 살며
통! 밝을 통! 우리 밝고 맑고 올바르고 아름다운
남녁 북녘 통일 동네 공동체의 새 역사를
신속, 정확, 명백하게 이루어내어
온 우주 온 생명 더불어 '한몸평화' 충만하길 희원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든 님들께서
신명나게 웃으며 갈 수 있는 진화 진보의 길을
더욱 일깨워 주시고 이끌어 주시길 바라고 싶습니다.
이제 들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때가 왔습니다.
한몸평화!
지금여기!
야하!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3년 8월 20일 새벽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서 어느 한 사람 올림.
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며 한 목사를 환영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해 부인인 이강실 목사와 포옹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가운데 부인인 이강실 목사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난 2010년 방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죄로 복역해 온 한상렬 목사가 20일 자정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사람들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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