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당원' 100명중 92명 당비 한번도 내지 않아
지난 대선 때 당원 늘었지만 진성당원은 급감
양당 10%도 안돼… 세불리기 ‘유령당원’ 양산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여야 주요 정당의 전체 당원 숫자는 전년보다 늘었지만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은 같은 기간 19%가량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성당원 비율은 당원 100명 중 8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실태는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세(勢)불리기 차원에서 당원 모집 경쟁을 벌이면서 결과적으로 사실상의 ‘유령당원’을 제대로 거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성 정당 기반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유령당원은 당원명부에는 등재됐지만 연락이 안 되거나 당원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당원을 말한다. 여기에는 당비를 한 번도 내지 않은 당원 대부분이 포함된다.
세계일보가 20일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2011∼2012년 정당별 당비납부 현황’에 따르면 18대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여야 13개 정당의 총당원수는 478만1867명이었고, 이 중 당비를 납부한 당원은 37만705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비 납부 당원 비율이 7.9%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당비 납부 당원 비율이 9.1%였던 전년에 비해 18.6%나 줄어든 수치다. 2011년 총당원수는 510만1584명, 당비 납부 당원은 46만3464명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5093만9531명)와 선거인(4035만934명) 대비 당원수(478만1867명) 비율은 각각 9.4%, 11.8%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총당원 247만4036명 중 당비 납부 당원이 20만2722명으로 8.2%를, 민주당(옛 민주통합당)은 총당원 213만2510명 중 당비 납비 당원이 11만7634명으로 5.5%를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당원수가 2011년 222만5898명에서 2012년 247만4036명으로 11.2% 늘어난 반면 당비 납부 당원 비율은 같은 기간 되레 4.5% 줄었다. 민주당도 2012년 당원수(213만2510명)는 2011년 207만2739명에 비해 2.9% 증가했지만 당비 납부 당원 비율은 같은 기간 30.3% 급감했다.
진성당원에 대한 원내 1, 2당의 이 같은 초라한 성적표는 지난해 거셌던 ‘안풍(안철수 바람)’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속 정당을 위해 적극적,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당원이 2010, 2011년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대신 기성정당·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폭넓게 퍼지면서 새 정치, 새 인물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당원보다는 대표적인 정치인, 인물 중심으로 정당의 이합집산이 이뤄지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도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당 정체성이 강한 군소정당은 상대적으로 진성당원 비율이 높다. 작년 당내 경선과정에서 유령당원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옛 진보정의당)은 당비 납부 당원이 각각 4만1444명(39.6%), 3783명(56%)으로 조사됐다. 녹색당더하기의 진성당원은 84.3%로 가장 높았고 진보신당연대회의도 5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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