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0. 19:07ㆍnews/민중의소리
[사설] 국정원 대선개입, 특검이 필요하다
민중의소리 |
입력 2013-08-20 06:50:59l수정 2013-08-20 08:0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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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대로 새누리당의 방해공작은 집요하고도 치졸해 국정조사는 진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범죄행위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는데 실패했다. 지난 6월 14일 발표된 검찰의 수사결과발표와 공소사실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사건의 몸통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원세훈과 부하 직원들은 댓글공작은 종북세력을 겨냥한 정당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둘러댔다. 또 서울경찰청의 김용판 전 청장과 그 부하직원들은 경찰수사는 외압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됐으며 투명하고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새누리당은 이들을 감싸고돌며 야당의원들에게 종북비호세력이라 몰아붙이는 데에만 혈안이 됐다. 심지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짓까지 서슴지 않았다. 명백한 불법의 혐의와 증거들 앞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과 새누리당의 뻔뻔한 작태에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하지만 분노와 의혹만 가지고는 배후와 주모자를 처벌할 수 없다. 만약 이대로 끝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물론이고 범행을 실행한 국정원직원들과 은폐공작에 가담한 경찰청 직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활개를 치고 다닐 것이다. 보란 듯이 정치보복과 공안탄압을 자행하려고 들 것이다.
국정조사를 지켜본 민중의 분노는 증폭되었으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저항의 촛불은 더욱 뜨겁게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23일 수만의 성난 촛불이 시청광장에 집결할 기세다. 이제 야권과 시국회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방해로 가로막힌 진실규명을 위해 특별검사를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미온적 검찰수사와 새누리당의 방해공작으로 미완에 그친 국정조사를 대체할 유력한 수단이다. 국정조사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과 추가 의혹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강력한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다.
특검이 밝혀야할 수사대상은 검찰수사가 벽에 부닥친 곳에 맞춰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김용판의 사건은폐공작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사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저지른 허위날조 수사발표는 국정원 대선공작을 은폐함으로써 국기를 문란하고 헌정을 유린한 결정적인 범죄행위다. 12월 16일 밤 혐의사실 관련내용을 발견치 못했다는 허위 수사발표 대신에 국정원의 댓글여론조작과 증거인멸시도가 밝혀졌다는 진실이 드러났더라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대저 김용판이 증언석에서 누구를 믿고 그처럼 뻔뻔스럽게 국민을 능멸했을지 시청자들은 이미 눈치 채고도 남음이 있다. 권력의 심장부 청와대로 분노의 민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특검은 사건의 주모자, 공작의 몸통을 밝혀야 한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사건의 은폐와 허위수사발표를 지시하고 공작을 함께 모의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 김무성, 권영세 등 박근혜 선대위 주요 인사들은 물론이고 12월 15일 청와대 근처에서 의문의 점심식사를 한 당사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데 특검의 수사력이 집중돼야 한다. 작년 대선 3차 티브이토론에서 박근혜 후보의 수첩에 ‘댓글이 하나도 없고 여직원감금사건에 불과하다’는 대본을 누가 써줬는지 국민들은 알고 싶은 것이다.
특검수사는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한 절대절명의 과제다. 따라서 야권은 특검 관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특검 도입은 본회의 의결을 요하므로 교섭단체간 합의가 없으면 불가능한데, 새누리당이 특검에 반대할 것이므로 원내에서의 협상만으로는 성사될 리 만무한 일이다. 따라서 야당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단 하나다. 정기국회에 등원 거부를 불사하는 것, 전면적 장외투쟁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결단이다. 특검 도입을 정기국회 개원협상과 연계시켜서라도 반드시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새누리당은 이미 결산국회소집제안을 해놓고 정기국회에서 다뤄야할 민생법안 운운하며 야당에게 조건 없는 등원을 강박하고 있다. 보수언론은 벌써부터 ‘언제까지 국정원 댓글에만 매달리며 민생을 외면할 건가’라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검은 국민적 요구이다. 특검 관철을 위하여 야당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것이 국민의 분노에 응답하는 길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야당의 진정어린 노력에 대해 민주시민과 시민사회는 거대한 촛불로 화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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